후쿠오카 여행, 후쿠오카 열정라멘, 돈코츠 라멘의 신성 하카타 잇소우
돈코츠 라멘의 본고장 하카타(후쿠오카)의 인기 라멘 가게 하카타 잇소우博多 一双 를 다녀왔습니다.
돈코츠 라멘의 발상지이자 라멘 가게들의 경쟁이 치열한 후쿠오카, 그 후쿠오카의 중심인 하카타, 텐진 지역에서 이름을 알리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라멘 가게 하카타 잇소우, 2012년 11월 하카타 역 인근의 치쿠고 거리에서 오픈한 이곳은 라멘 가게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아늑하고 모던한 인테리어와 차분한 분위기로 젊은 층과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본점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나카스, 기온에 지점을 내었으며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생기고 있는 가게 입니다.
하카타 잇소우는 후쿠오카의 야마다 형제가 시작한 가게로 두 형제는 학창시절 부터 라멘 가게를 개업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던 형제는 우연히 방송에서 라멘 특집프로를 본 후 "우리들도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꿈을 키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형제는 각각 후쿠오카의 유명 라멘 가게(잇코우샤)에서 일을 하며 라멘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형이 7년반, 동생이 5년 동안 라멘을 만들며 기술을 익혔습니다. 그렇게 라멘을 만들고 번 돈으로 후쿠오카 하카타에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고 형제의 라멘가게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하카타 잇소우는 후쿠오카 하카타, 기온, 나카스에 지점이 있으며 이날 찾은 곳은 제가 있던 숙소와 가까운 기온 지점입니다.
잇소우 가는 길의 가게들도 분위기 있고 한 번 들려보면 좋을 것 같은 집들이 많았습니다.
사진은 왼쪽 부터 오코노미야키 전문점 무라시마, 서서먹는 야키니쿠 오노오노, 서서마시는 호프집
일본은 서서먹는 가게들이 많이 있으며 이를 다치구이立ち食い 라고 합니다. 주로 우동, 소바 집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초밥, 스테이크 등 다양한 다치구이 가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카타 잇소우 기온 점, 아직 저녁시간이 되기 전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5시 전후였던 것 같습니다.
가게는 홈페이지의 설명대로 깔끔합니다. 오픈형 주방에 주방의 상태도 깨끗, 카운터 자리는 나무로 폭이 넓어 편안하게 라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자판기에서 식권을 사서 점원에게 건내주면 그때 부터 라멘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주문 하자마자 바로 나오는 하카타 라멘
하카타 라멘은 면이 가늘어 면을 삶는 시간이 상당히 짧습니다.
보통 2분 내외로 삶아내는데 후쿠오카 지역의 사람들은 살짝 덜익은 꼬들면을 좋아하여 1분도 안되게 삶아 냅니다.
면 삶고 그릇에 담고 육수를 붓고 토핑을 하면 끝 빠르면 2~3분 안에 라멘이 나오게 됩니다.
면발의 익은 정도는 보통 바리카타(완전 꼬들면), 카타(꼬들면), 나미, 후츠우(보통면) 정도로 나뉩니다.
보통도 살짝 꼬들꼬들한 편이니 처음 드신다면 나미나 후츠우를 주문하시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면의 익힌 정도는 더 상세하게 나뉘며 재미로 상세하게 알아본다면
유게도오시湯気通し : 익히는 시간 3초 미만, 그냥 증기에 면을 스쳐지나가는 정도? (이걸 주문한다면 점원도 놀랄껍니다. 일부 마니아 들만이 주문하는 메뉴)
고나오토시粉落とし : 익히는 시간 7초 미만, 한 10초 이내로 면을 끓는 물에 넣었다 뺍니다. (이것 역시 마니아들의 주문 메뉴)
하리카네ハリカネ : 익히는 시간 15초 미만 (이곳도 면이 거의 안익은 느낌입니다. )
바리카타バリカタ : 익히는 시간 20초 미만 (꼬들면, 거의 마지막 까지 면이 꼬들 꼬들 합니다.)
카타カタ, 카타메, 카타멘 : 익히는 시간 45초 미만 (보통 많이 주문하는 면 입니다. 꼬들면이지만 먹다보면 불어서 보통 면 수준으로 바뀝니다.)
후츠우普通, 나미 : 익히는 시간 70초 미만 (보통면, 첫 식감은 살짝 꼬들면이나 이후에는 보통의 느낌)
야와라메柔め, 야와 : 익히는 시간 100초 미만 (퍼진면, 부드럽지만 불은 느낌이 듭니다.)
바리야와バリ柔, 즌다레 : 익히는 시간 150초 미만 (푹 퍼진면, 이건 주문하는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라멘과 함께 먹는 생강절임, 카라시다카나(매운 갓)
생강은 돈코츠 라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맛이 있고 카라시다카나는 육수를 매콤하고 또 다른 맛으로 바꿔줍니다.
여기에 마늘 한 개를 눌러 넣으면, 향과 맛이 더욱 좋아 집니다.
전 일반면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꼬들면을 좋아하지만 요즘 점점 소화가 안되는 것 같아...
국물이 진하면서도 돈코츠 라멘 특유의 잡내가 거의 없어 맛있습니다. 쪽파와 목이버섯, 김의 토핑은 돈코츠 라멘의 기본이고요, 특히 목이 버섯은 꼬들한 식감이 면과 함께 먹으면 아주 좋습니다. 챠슈(수육)는 짜지 않고 무난, 계란도 맛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밸런스 좋고 진하고 깔끔한 한 그릇이 된 것 같습니다.
나중에 홈페이지에서 찾아 보았는데 스프는 밀도가 높고(진한), 뒷 맛이 좋은 진한 돈코츠 스프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국산(일본산) 돼지의 뼈만을 사용해 고온으로 뼈가 거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장시간 삶은 다음 부유물을 계속 걸러주어 부드럽고 진한 돈코츠 스프가 됩니다. 이를 돈코츠 카푸치노 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면은 생면으로 끊김이 좋고 탄력이 있으면서 부드러운 면을 연구, 반죽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양념(라멘 소스) 은 후쿠오카산 간장(단맛이 강하고 진한) 간장에 어패류를 첨가하여 향을 살린다고 합니다.
하카타의 젊은 형제의 꿈인 라멘 가게 하카타 잇소우, 젊은 형제의 열정과 패기(사업이 아닌 라멘에 대한), 맛의 연구와 노력으로 이뤄진 가게가 아닐까 합니다.
후쿠오카 여행을 간다면 한 번 들려보길 바랍니다.
하카타 잇소우博多 一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