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도 없고 전화도 터지지 않는 깊은 산 골짜기의 작은 마을
작은 램프 등 하나로 불을 밝히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 완벽한 힐링
아오모리의 산속 온천 아오니온천(青荷温泉) 램프의 숙소(ランプの宿)에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아오모리(青森)에 오기전에 하코다테에 들렸기 때문에 아오모리까지는 하쿠쵸(白鳥, 백조)열차를 이용하였고 열차는 바다를 건너(세이칸 터널, 青函トンネル, 심해터널) 아오모리에 도착합니다.
목적지인 아오니온천은 깊은 산속의 온천이라 가는 길이 쉽지는 않습니다. 아오모리 공항에서는 택시를 타고 이동(6,000엔 정도, 1시간 소요)하는 것이 편하고 아오모리 역에서 출발 할 시에는 아오모리에서 히로사키(弘前)로 이동 히로사키에서는 다시 구로이시(黒石)로 이동 후 버스를 타고 니지노코(虹の湖)에 이동 송영버스를 타고 아오니온천으로 갑니다.
설명이 복잡하고 어려우니 제가 이동하였던 모습 그대로 사진과 함께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오모리역에서 만난 아오이 모리 철도의 귀여운 전차
아오모리 역의 비둘기들은 한발 더 인간에 가깝게 진화중에 있었습니다.
아오모리역에서 JR특급을 타고 히로사키(弘前)역으로 이동합니다.
아오모리 - 히로사키 구간은 일반, 쾌속, 특급 세 종류의 열차가 다니는데 시간과 요금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반열차 650엔 43분 소요
쾌속열차 JR쾌속 리조토 시라카미(JR快速リゾートしらかみ) 1,160엔 36분 소요
특급열차 JR특급 츠가루(JR特急つがる) 1,150엔 33분 소요
시간은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으니 먼저오는 열차를 타면 좋을 것 같습니다. JR패스가 있다면 특급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히로사키역에 도착하고 나서 구로이시(黒石)역 향하는 열차를 갈아탑니다. 히로사키와 구로이시를 연결하는 고난선(弘南線)은 JR 열차가 아니기 때문에 다시 티켓을 끊어 탑승해야 합니다. JR패스로는 이용이 불가하고요 요금은 450엔, 구로이시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히로사키와 구로이시를 연결하는 고난선 열차
2량의 작은 전차로 아오모리의 시골 풍경을 감상하며 갈 수 있습니다.
구로이시역에 도착 구로이시역에서는 구로이시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니지노코(
虹の湖
)까지 이동합니다.
니지노코(
虹の湖
)까지의 버스를 타는 구로이시 버스터미널
구로이시에서 니지노코 까지의 버스 요금은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시간은 약 40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편도 900엔 이상
하지만 아오니온천을 이용한다고 버스 터미널의 티켓 판매소에 이야기를 하면 도사유사켄(どさ湯さ券)이라는 왕복 티켓을 발권해 주며 요금도 700엔으로 저렴합니다. 유의할 점은 아오니 온천에가서 스탬프를 꼭 받아야 티켓이 인정이 되어 돌아올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는 아오모리의 멋진 풍경 속을 한참 동안 달려갑니다.
니지노코는 버스의 종점으로 니지노코에 내리면 송영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송영버스는 니지노코에서 9:00, 10:00, 11:00, 14:00, 15:00, 16:00에 출발하며 대부분 버스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기다리거나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버스는 눈 덮인 산길을 따라 조심조심 아오니온천까지 이동합니다.
버스를 타고 조금 지나면 전파가 잡히지 않아 전화가 불통이 됩니다.
10분쯤 달려 산을 오르면 아래로 아오니 온천이 보입니다.
니지노코에서 아오니 온천까지는 약 15분이 소요됩니다.
아오니 온천에 도착
아오니 온천은 람프노 야도(ランプの宿, 램프의 숙소)이외의 시설이 없는 산골짜기의 조용한 온천 마을(?) 입니다.
3월에도 아직 눈이 가득 쌓여있는 아오모리의 아오니 온천
아오니 온천의 지도 입니다. 4개의 온천과 강, 폭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자그마한 온천, 캠프시설도 있어 여름에는 캠핑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잘왔군요, 정말 잘 찾아 온 것 같습니다.
열차를 두번 버스를 두번 갈아타고, 하지만 힘들다기 보다 중간중간 풍경도 감상하고, 갈아타는 역 주변도 구경하고 좋았습니다.
아오니온천 램프의 숙소의 로비
목조 건물에 조명으로 램프들이 여러개 달려 있었습니다.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고 설명을 듣습니다.
이곳은 1,000m가 넘는 산들로 둘러쌓여 있어 휴대 전화가 되지 않는다. 급한 전화라면 카운터의 유선 전화를 이용하면 된다.
객실에는 TV는 물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 휴대폰의 충전 등 급히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카운터에서 이용을 하면 된다.
램프는 고온이니 절대 손대지 않고 밝기 조절도 하면 안된다. 밝기는 방안의 산소 양에 따라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며 어둡다고 밝게 해뒀다가 산소가 많아져 불이 올라오면 램프의 유리에 금이 가거나 깨질 염려가 있다.
등의 주의 사항과 나머지는 온천의 위치, 식사시간, 다음날 아침 송영시간 등을 체크합니다.
로비 옆에는 작은 기념품 가게가 있어 아오모리와 이곳의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음료와 커피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방으로 이동, 방에는 정말 조명도 전기도 TV도 없이 램프만 빛나고 있었습니다. 방 열쇠도 없고(안에서는 잠깁니다.) 과거로 타임 슬립한 기분이 듭니다.
조명이 없어 플레쉬를 이용해 방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료칸의 작은 다다미 방 정도의 크기
방에서 나와 온천을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적어도 50년 전 쯤의 시대에 온것 같은 착각이
램프의 숙소의 복도, 화장실, 세면실이 다로 있었습니다.
우선 건물내의 우치유(内湯) 온천에 가보았습니다.
온천의 열기로 습기가 가득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밖으로 나와 주변 시설을 둘러봅니다.
램프의 고야(ランプの小屋) 램프, 호롱불 들이 진열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아오니 온천에는 아오니 강이 흐르는 계곡이 있으며 강을 건너기 위해 다리를 이용합니다.
강을 건너오면 온천과 함께 다양한 시설이 보입니다.
외부의 조명들도 전부 램프를 이용하여 밝히고 있습니다.
여러명이 함께 숙박할 수 있는 별채
아오니 온천의 노천 온천 입니다.
기본 남녀 혼욕이며 여성 전용의 레이디즈 타임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11:00~12:00, 17:00~18:00에는 여성 전용으로 바뀌게 됩니다.
상당히 넓은 아오니 온천의 노천온천
떨어지는 눈을 바라보며 온천에 몸을 담그면....
바깥에는 눈이 허리 위까지 쌓일 정도로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혼자 쏙 들어갈 수 있는 통나무 온천도 보입니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노천온천의 모습
온천에 누워 있으면 이런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노천온천에서 나와 또 다른 온천을 보러 걸어갑니다.
타키미노유(滝見の湯) 폭포가 보이는 온천
온천 안의 조명도 역시 호롱불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곳도 온천의 열기로 앞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이 내리고 있어서 그럴까요? 증기가 위로 잘 빠져 나가지 않는 것 같아 내일 사진을 찍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길 눈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었습니다.
객실에 돌아가 석유 곤로 앞에 앉아 차가워진 손 발을 녹여줍니다.
이제 식사와 온천을 즐기기 위해 편한 유카타로 옷을 갈아 입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잠깐 밖으로 나와
다시 한번 곳곳을 살펴 봅니다.
저희 옆옆방인 207호
방으로 돌아와 석유 곤로 옆에 가만히 누워 밝게 빛나고 있는 호롱불을 바라봅니다.
밖은 이미 어둠이 깔리고 있었습니다.
창에는 열심히 몸을 태워 빛을 내고 있는 호롱불이 비칩니다.
가만히 누워 호롱불을 보고 있으니 우주를 보고 있는 느낌이
시커먼 우주에 밝게 빛나는 우주선 한대가 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누워 호롱불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바깥의 길에는 촛불로 불을 밝혀 두었습니다.
식사 시간이 되어 1층의 식당으로 내려왔습니다.
제가 제일 먼저 내려온걸 보니 배가 많이 고팠나 봅니다.
모닥불(いろり, 이로리)을 피우고, 호롱불 아래에서 저녁식사
저녁식사는 아오모리의 향토요리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로리(いろり)에서 익어가고 있는 곤들메기
호롱불 아래에서 색다른 저녁식사 체험
밥과 된장국은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다른 객실의 손님들도 하나둘 씩 식당으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처음 만난 여행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식사
처음에는 낮을 가리더라도 좋은 술이 들어가면 말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아오니온천에서 직접 만든 니혼슈
다음날 아침 어제와는 다른 화창한 날씨, 눈이 그치고 주변은 새하얗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산골짜기라 아직 해가 머리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아침 온천을 하러 온천으로 걸어갑니다.
노천혼욕온천에 들어 갈까 하다. 안가본 곳에 들어가야지 하고 다른 온천으로 이동합니다.
어제 습기가 많아 들어가지 않았던 타키미노유
폭포가 보이는 온천
눈으로 둘러싸인 온천에 몸을 담그고 폭포소리에 귀를 귀울입니다.
온천에서 보이는 작은 폭포
아침온천을 간단히 하고 아침식사를 합니다.
온천 후에 먹는 식사는 꿀맛
식사를 마치고 다시 온천을 하기위해 로비로 나왔습니다.
건물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온천 겐로쿠노유(健六の湯)
아오니 온천에선 개인적으로 이곳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해가 들어오니 더욱 밝게 빛나는 온천
좋은 온천에서 잘 먹고 잘 쉬다 갑니다.
전기도, 전파도 터지지 않는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는 아오니 온천
한 번쯤은 모든 걸 잊고 이런 곳에서 몸과 마음의 치유를 받고 오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오니 온천 구글 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