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산과 종교적으로 깊은 의미를 지닌 여러 명소, 초기 일본의 유물을 보유한 나라(奈良)
고대 일본의 정치 종교적 중심부였던 나라는 오사카(大阪)와 교토(京都)와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손꼽히는 신사와 사찰이 많으며 이러한 종교적인 건물의 경내에는 철마다 꽃을 피우는 정원이 잘 가꿔져 있어 주변 환경을 한층 아름답게 돋보이게 해줍니다.
나라 공원은 사슴이 자유롭게 노니는 곳으로 유명하며 인근의 도다이지 사원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청동 불상이 있습니다. 가을 단풍으로 붉게 물든 공원의 산책로를 나라의 사슴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았습니다.
나라공원(奈良公園)은 장난스럽고 친근한 사슴이 가득한 와카쿠사산(若草山) 기슭에 자리한 넓은 공원입니다. 훼손되지 않은 숲과 거북이와 잉어로 가득한 호수를 배역으로 여러 신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사원과 신사는 교토의 재건된 건물보다 훨씬 오래되었으며, 개성도 그만큼 강합니다.
나라의 사슴은 온순하나 야생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위협을 가하면 가끔 물거나 때리거나 돌진하거나 들이받는다고 적혀있는데 사슴 전용 센베과자를 주면은 다시 온순해 집니다. (간혹 더 달라고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긴테쓰 나라역에서 옛 풍경이 남아있는 상점가인 나라마치(奈良町)를 지나면 시작되며, 숲과 호수로 이루어진 나라 공원에는 수많은 사슴과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원을 지나는 길에는 고후쿠지(興福寺), 나라국립박물관(奈良国立博物館), 도다이지(東大寺) 등의 경승지와 만날 수 있으며 공원 끝에는 오랜 역사가 있는 신사인 가스가타이샤(春日大社)가 있습니다.
수천 개의 석등이 세워져 있는 가스가타이샤(春日大社)는 768년에 건축된 신사로 당시의 권력자인 후지와라 가문의 신을 모신 것이 시초로 1998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신사 입구부터 경내에 이르기까지 약 1km의 참배로가 있으며, 참배로 양옆에 세워진 약 3천 개의 등불과 석등 그리고 그 사이에 숨어 있는 사슴은 동화 속 세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다양한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으며 길 중간중간에 가스가니나이쟈야(春日荷茶屋)와 같은 찻집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습니다. 찻집에서는 나라의 특산품인 야마토(大和) 녹차, 채소와 과일을 절인 나라즈케(奈良漬), 달마다 바뀌는 나라 전통 죽 요리인 만요카유(万葉粥) 등을 맛볼 수 있다.
나라 공원의 단풍은 한국과는 다르게 제법 늦게 물드는 편이라 계절마다 다르지만 11월 중순이후에 찾아야 단풍을 볼 수 있습니다.
가스가타이샤의 숲인 가스가노모리(春日の森)의 미즈야 신사(水谷神社) 인근은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사람도 사슴도 모여 여유롭게 단풍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사슴과 함께 이쁜 단풍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가스가노모리
숲이 오래 된 만큼 단풍의 색에도 깊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간단히 우동이나 소바를 맛볼 수 있는 미즈야차야(水谷茶屋), 단풍을 감상하다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곳으로 좋으며 주변의 단풍이 아주 이쁩니다.
단풍이 담긴 따뜻한 유부 우동과 튀김 우동
사슴도 강아지도 사람도 단풍 구경하며 가을을 기념하는 사진을 담아갑니다.
가스가타이샤를 지나 나라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오면 만날 수 있는 도다이지(東大寺), 세계 최대의 청동불상을 안치한 사원지아 화엄종이라 불리는 불교 종파 전체의 총본산 입니다. 세계 최대의 목조 건물 중 하나로 절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에 다양한 가을 풍경과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청동불상은 높이 15m, 무게 500톤, 얼굴 길이만 5m인 대형 불상으로 위압감이 있으며 이를 수호라는 수호 상의 크기도 8m에 이릅니다. 본당에서부터 도다이지 남대문까지의 길은 넓고 수많은 관광객과 사슴을 만날 수 있으며 길가의 정원에는 아름다운 가을이 물들어 있습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만 다시 가을의 나라 공원을 걷고 싶습니다.
일본문화원 일본의 새소식 2020년 가을 원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