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가족여행으로 다녀온 온천인 나가토 유모토 온천, 야마구치 현의 온천 마을로 지금까지 5번 정도 이곳을 찾았고 그 동안의 경험과 변화를 지켜 보며 이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長門湯本温泉)
일본의 15세기인 무로마치 시대, 다네이지(大寧寺)의 승려가 스미요시 대명신(住吉大明神)의 계시를 받아 발견한 이후 600년 넘는 세월 동안 역사를 이어온 일본 서부의 가장 오래된 온천지 중 한 곳으로, 오랜 세월 동안 일본의 무사와 번주들의 요양처로 사랑받고 있는 곳 입니다. 1551년 오우치 요시타카의 자결 사건인 ‘다이네이지의 변’과 같은 역사적 전환점의 무대가 되었으며, 전통과 이야기로 가득한 치유의 장소입니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은 알칼리성 단순천 특유의 부드럽고 투명한 온천수로 ‘미인온천’이라 불리며, 원천 암반 위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를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중 온천인 ‘온토(恩湯)’를 중심으로, 오토즈레강(音信川) 강변의 계단식 산책로와 야간 조명, 시인 가네코 미스즈(金子みすゞ)의 시를 주제로 한 환상적인 ‘우타아카리(詩あかり)’ 조명 축제 등 볼거리가 많습니다. 고즈넉한 전통 료칸과 세련된 현대 리조트가 어우러진 독창적인 마을 경관을 자랑하며 봄은 벚꽃 여름은 반딧불이와 신록, 가을은 단풍의 명소로 단순히 몸을 치유하는 온천을 넘어, 역사와 문화, 예술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특별한 여행지로서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휴식과 영감을 선사합니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의 심장, 온토(恩湯)
나가토 유모토 온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온토(恩湯) 입니다. 600년 전, 다네이지(大寧寺)의 승려가 스미요시 신의 계시를 받아 발견한 이 온천은, 그 이름처럼 신의 은혜로 내려온 탕이라는 전설을 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토의 가장 특별한 매력은 욕조 바로 밑의 암반에서 온천수가 솟아나오는 발밑 용출(足元湧出) 구조입니다. 탕 안에서 원천수가 끊임없이 맑게 솟아오르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마치 자연의 숨결 속에 몸을 담그는 듯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pH 9.6 전후의 알칼리성 단순천은 피부에 부드럽게 스며들며, 미인탕(美人の湯)이라는 애칭답게 목욕을 마치면 피부가 매끈하고 촉촉해집니다. 가열이나 가수 없이 원천 그대로의 온도를 즐길 수 있어, 계절마다 다른 온천의 개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이곳만의 자랑입니다.
현대의 온토는 지역 주민과 건축가 오카 쇼헤이(岡昇平)가 함께 힘을 모아 2020년에 새롭게 문을 연 건물로, 따뜻한 지역 목재와 개방적인 디자인이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는 오토즈레 강(音信川)의 고즈넉한 물결과 강변 산책로가 이어져, 낮에는 자연과 함께 여유를, 밤에는 은은한 조명 아래 환상적인 야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온토는 단순한 공중탕을 넘어, 나가토 유모토 온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역 사람들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입니다. 이곳을 찾는 순간, 여행자는 600년의 시간이 겹겹이 쌓인 이야기와 함께 온천의 진정한 매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과거 리뉴얼 전에도 이곳을 찾았었는데 과거의 모습도 귀엽습니다. 온토의 사장인 승려님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니 반가워하며 한국 분들도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하였으면 좋겠다고 나가토 유모토 온천을 많이 찾아주길 바랬습니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 온토
Nagato Yumoto Onsen Onto · 2265 Fukawayumoto, Nagato, Yamaguchi 759-4103 일본
★★★☆☆ · 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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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토 유모토 온천의 심장, 오토즈레강(音信川)
나가토 유모토 온천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오토즈레강(音信川)은 그 이름 그대로 소리와 소식을 전한다는 의미를 지닌, 마을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강입니다. 잔잔히 흐르는 맑은 물은 옛날부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로 여겨졌으며, 지금도 온천을 찾는 이들에게 평온한 소리와 함께 따스한 휴식을 선사합니다.
온천 마을의 주요 시설들은 모두 이 강을 따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통 료칸과 세련된 리조트, 그리고 상징적인 공중탕 온토(恩湯)’까지 모두 강변에 둘러앉아 있어, 여행객들은 강물의 물결과 바람을 벗 삼아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습니다. 최근 진행된 온천가 재생 프로젝트로 강변은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나무로 만든 대나무 계단과 징검다리, 그리고 물가에 앉아 쉴 수 있는 리버데크와 테라스는 산책로와 자연스럽게 이어져, 낮에는 푸른 자연을,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것은 강변 곳곳에 마련된 무료 족욕탕입니다. 천연 온천수가 발밑을 따뜻하게 감싸며 흘러가고, 바로 옆에서는 강물이 속삭이듯 흐르니, 발만 담가도 마치 전신이 풀리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계절마다 유자를 띄운 향긋한 족욕 이벤트도 열려 더욱 특별한 체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오토즈레강은 문화와 예술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매년 겨울이면 나가토 출신 동요 시인 가네코 미스즈(金子みすゞ)의 시를 테마로 한 우타아카리(詩あかり)가 열려, 강가 산책로와 계단이 수많은 등불과 조명으로 빛나는 거대한 야외 갤러리로 변합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에는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청류를 즐기며, 가을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고, 겨울에는 설경과 빛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오토즈레강은 단순히 흐르는 강이 아니라, 역사와 자연, 예술과 낭만이 살아 있는 나가토 유모토 온천의 심장입니다. 이 강을 따라 걸으며 온천욕과 함께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을 만나는 순간, 여행객은 나가토 유모토가 왜 수백 년 동안 사랑받아온 치유와 휴식의 마을인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 고양이
나가토 유모토 온천에서는 곳곳에서 고양이를 만날 수 있고 집 고양이와 길 고양이, 강 고양이, 온천에 살고 있는 온천 고양이 등 다양한 고양이를 만나며 시간을 지낼 수 있습니다. 소소한 일본의 온천 마을 풍경을 배경으로 멋진 고양이 사진을 한 장 담아오는 것도 일본 온천여행의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일본 여행 중 고양이를 찾아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
별빛과 등불이 춤추는 마을, 나가토 유모토 온천의 밤
나가토 유모토 온천의 진짜 매력은 해가 지고 난 뒤부터 시작됩니다. 낮에는 고즈넉한 산과 강이 어우러진 온천 마을이지만, 밤이 되면 오토즈레강(音信川)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와 징검다리, 리버데크, 그리고 공중탕 온토(恩湯) 주변이 은은한 조명으로 물들며 마치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강물 위로 비치는 빛의 흔들림과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는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 후 산책에 완벽한 배경이 됩니다.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정비된 강변 공간은 낮에는 자연스러운 휴식처로, 밤에는 로맨틱한 야경 포인트로 변신합니다. 나무 계단에 앉아 강물을 바라보거나, 징검다리를 건너며 불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장면을 사진에 담는 것은 여행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순간입니다. 특히 족욕탕에 발을 담근 채 강변의 조명을 바라보면 따뜻한 온기와 은은한 빛이 어우러져, “여행의 밤은 이렇게 보내야 한다”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봄에는 벚꽃이 조명과 함께 환상적인 밤벚꽃 길을 이루고, 여름에는 청량한 강바람과 불빛이 시원한 휴식을 선사하며, 가을에는 단풍과 황금빛 조명이 어우러져 따뜻한 무드를 자아내고, 겨울에는 설경과 등불이 만나 마치 동화 속 장면 같은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의 밤은 단순한 야경이 아닙니다. 그것은 온천과 강, 역사와 문학, 그리고 빛이 어우러진 특별한 무대로, 방문객에게 낮에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해줍니다. 이곳에서의 산책은 단순한 발걸음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마을의 이야기와 현재를 잇는 빛의 여행이 될 것입니다.
여름밤, 반딧불이와 온천이 만나는 곳
나가토 유모토 온천은 낮에는 600년 역사를 품은 고즈넉한 온천 마을로, 밤에는 은은한 조명과 강물 소리가 어우러진 낭만적인 산책길로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 있으니, 바로 초여름 밤에 오토즈레강(音信川)을 수놓는 반딧불이입니다.
매년 6월 초에서 하순에 걸쳐, 장마 전의 맑고 습한 밤이면 강변 풀숲과 물가에서 반딧불이들이 하나둘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손바닥만 한 작은 빛이 강바람을 타고 유유히 떠다니는 모습은, 인공 조명이 아무리 화려해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환상적인 쇼입니다. 여행자들은 온토(恩湯)에서 온천욕을 마친 뒤 가볍게 강변을 산책하며, 별빛과 조명, 그리고 반딧불이가 함께 춤추는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오토즈레강은 최근 온천가 재생 프로젝트로 대나무 계단, 징검다리, 리버데크 등이 정비되어, 반딧불이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무대를 제공합니다. 물결 위로 반사된 불빛과 반딧불이의 은은한 녹빛이 겹쳐지면, 강 전체가 살아 있는 캔버스처럼 느껴집니다.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반딧불이들이 마치 여행자에게 인사를 건네듯 머리 위를 스치고, 그 순간 이곳이 왜 자연이 만든 빛의 축제라 불리는지 온몸으로 실감하게 됩니다.
반딧불이는 해가 진 직후부터 오후 8시~9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빛을 내고, 맑고 습한 밤에 특히 잘 보입니다. 플래시를 켜거나 큰 소리를 내면 쉽게 사라져버리니, 조용히 걸으며 눈과 마음에만 담는 것이 가장 좋은 감상법입니다.
호시노 리조트 카이 나가토(界 長門)
호시노 리조트 카이 나가토(界 長門)는 600년 역사의 나가토 유모토 온천 중심에 자리하며, 예로부터 번주와 무사들이 머물던 오차야 야시키(御茶屋屋敷)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통의 격조와 세련된 디자인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고급 온천 료칸 입니다. 전 객실에 마련된 전용 온천탕에서 피부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알칼리성 단순천 미인탕을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고, 대욕장과 노천탕에서는 오토즈레강의 물소리와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 그리고 별빛이 어우러진 장대한 온천 체험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실내는 하기야키(萩焼) 도자기, 전통 와시, 지역 목재로 꾸며져 있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다가옵니다. 저녁에는 아키요시다이 소고기와 하기 앞바다의 신선한 해산물로 구성된 카이세키 요리가 지역의 맛과 멋을 전해주고 아침은 담백한 야마구치의 특산품을 이용한 조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낮에는 마을 산책 프로그램을 통해 오토즈레강 강변의 조명과 테라스를 거닐거나 겨울의 우타아카리(詩あかり) 축제와 여름 반딧불이 감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공예 체험과 강변에서 즐기는 전통 차 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어, 머무는 순간 자체가 곧 역사와 문화, 미식과 자연, 휴양이 모두 어우러지는 깊이 있는 여행 경험이 됩니다.
호시노 리조트 카이 나가토
호시노 리조트 카이 나가토 · 2229-1 Fukawayumoto, Nagato, Yamaguchi 759-4103 일본
★★★★☆ · 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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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토 유모토 온천에서 꼭 맛봐야 할 별미, 기와 소바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고 난 뒤, 나가토 유모토 온천에서 꼭 들러야 할 미식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야마구치현의 대표 향토 요리인 기와 소바(瓦そば)입니다. 이 요리는 메이지 시대 서남전쟁 당시 병사들이 뜨겁게 달군 기와 위에 고기와 채소를 구워 먹던 풍습에서 유래해, 지금은 야마구치 전역에서 사랑받는 별미로 자리 잡았습니다.
뜨겁게 달군 기와 위에 녹차를 반죽한 초록빛 소바 면을 바삭하게 구워 올리고, 그 위에 달걀 지단, 잘게 볶은 소고기, 파, 김, 레몬과 붉은 고추가 곁들여지면 눈과 입이 모두 즐거워집니다. 특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면발을 간장 베이스의 특제 츠유에 찍어 먹는 순간, 고소함과 향긋함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풍미가 퍼지며 온천 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에서는 강변에 자리한 복합 공간 다이고 나가야(だいご長屋) 는 기와 소바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전통 가옥을 리노베이션한 이곳은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와 레스토랑으로 변하며, 기와 소바를 비롯해 지역 맥주와 로컬 푸드까지 함께 맛볼 수 있어 온천 마을의 맛과 멋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온천욕 후 산책길에서 바로 이어지는 위치 덕분에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기 좋은 곳 입니다.
다이고 나가야
Kawarasoba Yanagiya Nagato Yumoto Store · 일본 〒759-4103 Yamaguchi, Nagato, Fukawayumoto, 1325-1 だいご長屋 1階
★★★★☆ · 일본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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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일본 소도시 여행, 온천 마을 나가토 유모토 온천
아직 가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 들려 보시길 바랍니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
長門湯本温泉 · 2265 Fukawayumoto, Nagato, Yamaguchi 759-4103 일본
★★★★☆ · 일본식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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